Page 60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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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substantial being, ουσια)을 참
                                           으로 있는 것, 즉 실재實在(reality)라
                                           고 한다.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

                                           즉 실체實體(substance)는 고정불변

                                           하는  것이고,  자기원인적인  것이
                                           다. 이러한 실체가 실재라고 보는
                                           관점의 존재론을 전개한다.

                                             불교의  존재론은  담마(dhamma,

                                           法)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담마는 불
         사진 1.  법의 체현자로서 법신불. 합천 해인사 대적    교뿐만 아니라 인도사상 전반에 걸
             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쳐서 사용되는 용어로 그 의미의 폭

          이 대단히 넓다. 불교적 관점에서 담마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이

          둘은 대소문자로 구분한다. 대문자 담마(Dhamma)는 ‘진리’, ‘법칙’, ‘가르침’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복수형태의 소문자 담마(dhammas)는 ‘사물’, ‘현상’의
          의미로 사용된다. 존재론에서 관심을 가지는 담마는 소문자 담마이다.

           이 담마가 지칭하는 사물, 현상은 생멸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생멸하

          는 사물, 현상을 불교에서는 참으로 있는 것, 즉 실재(reality)라고 한다. 전
          통적인 서양의 존재론에서는 실체를 실재로 보는 반면, 불교의 존재론에
          서는 생멸하는 담마를 실재로 본다. 이는 실재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는 것

          이고, 존재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다. 실재를 실체적 존재로 보는지, 생

          멸적 존재로 보는지의 차이이다.
           전자와 같은 관점의 존재론을 온톨로지(ontology)라고 한다면, 후자와 같
          은 관점의 존재론을 담마로지(dhammalogy, 法論)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생멸하는 존재를 실재로 보는 관점은 이후에 등장하는 불교의 모든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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