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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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大疑心 중 대분심을 일으켜줬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드리
             고 참선을 했다. 결제철에도 화두를 참구했다. 숭산스님의 제자들과 함께
             였다.

               이후 수행의 방편으로 삼은 것은 누비였다. 한 땀의 공을 들이고 숨을 챙

             기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수행이다. 누비는 단순한 작업이라 자칫
             망상에 들기 쉽다. 그래서 알아차려야 한다. 일념으로 실의 뒤틀림과 꼬임
             을 신경 쓰고 망상을 놓고 끊임없이 집중해야 한다.



                  “바느질할 때 뭘 자꾸 생각을 일으키면 안 돼요. 생각을 비우고 무
                  심하게 하면 쉬운데. 무슨 조건을 붙이고 일을 하면 물건이 변해
                  요. 조건 없이 행위를 했다는 자체로 지족하는 게 좋아. 그래야 묻

                  어나는 게 없으니까.”



               주로 박물관에 있는 유물과 도록을 보고 공부하던 선생은 1992년 전승
             공예대전에 누비 간격이 3㎜

             와 5㎜인 누비 직령포와 액

             주름포를 출품하게 된다. 단
             국대 석주선 교수가 소장하
             고 있던 중요민속문화재 제

             114호 과천 출토 광주이씨 의

             복을 재현한 것이다. 결과가
             공개되자 사람들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솜씨’

             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               사진 11. 일본 국제퀼트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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