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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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첫 출품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조선 말기 재봉틀이 들어온 이후 서서히 사라진 손누비의 재현은 당시
          전승공예계의 과제이기도 했다. 그리고 수상 후 4년 만인 1996년에 중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아 무형문화재가 된다. 40대의 최연소 문화

          재였고, 최초의 누비장이었다. 100년 가까이 맥이 끊겼던 문화이니 누구에게
          배운 것은 아니었다. 선생은 박물관 유물을 스승삼아 문화를 이은 것이다.



            단순함의 깊은 울림



           선생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국제퀼트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세계의
          화려한 퀼트 작품이 모두 참가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가장 무심하고 단조

          로워 보이는 선생의 전시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다른 전시실은 너

          무 화려해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서 누비를 보니 비로소 숨이 트입니다.”
          기교나 화려함은 단번에 이목을 끌지만 오래도록 발길이 머무는 곳은 단
          순하되 편안한 마음을 주는 곳이다.

                                                            당시  일본인

                                                          들은  선생의  작
                                                          업에  큰  관심을
                                                          가졌고  누비  전

                                                          시를 1위로 뽑았

                                                          다.  ‘단순함의
                                                          울림’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감

          사진 12. 일본 국제퀼트박람회 누비 시연.                        동을 주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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