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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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는 무언가 근
원적인 것으로부터 나
타났다는 것을 알게 됩
니다. 석상경제는 가까
운 자연에서 무한한 깊
이를 보았고 거기서 불
법의 대의를 본 것입
니다. 떨어진 꽃이 물
따라 흘러가고 대나무
가 바람을 부르는 이
밝은 개방성과 활달함
은 텅 빈 마음, 즉 무
아無我로부터 솟아납
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 3. 길게 자란 대나무가 바람을 불렀네.
이 말들은 깊은 울림
을 자아냅니다.
뻐꾸기 울음이 / 큰 대나무를 채웁니다 / 달밤이 새도록
석상경제의 경지는 범부가 댓잎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함부로 엿볼 수 없는
경지입니다. 그러나 길재(1353~1419)처럼 평상을 대나무 숲 아래로 옮겨 놓고
누워서 책을 읽는 경지는 범부들도 따라 해 보고 싶은 친근한 경지입니다.
시냇가 띠집에 한가롭게 살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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