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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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1년(현종  2)  대둔산大芚山
             안심사安心寺에  주석하고  있던
             선사는 붓을 들고 8,150자의 장

             문의 글을 써내려갔으니, 이것

             이 바로 역사에 남은 「간폐석교
             소諫廢釋敎疏」이다(사진  3).  불교
             의 철폐에 대하여 간하는 상소               사진 2.  백곡처능 선사의 저서 『대각등계집』의 표지.
                                                 사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라는 뜻이다. 생사의 강을 지났

             으니 비장할 것도 없다. 평온한
             마음에  맑은  총명으로  이치만
             분명히 남기면 된다.

               연전에 총무원장 원행圓行 대

             종사의 말씀으로 이 글을 처음
             알게 되어 읽은 적이 있다. 문사
             철文史哲에 정통하고 유불도 삼

             교를  회통한  박학다식한  글이             사진 3. 『대각등계집』에 실린 「간폐석교소」 부분.

             었다. 법학자인 나에게는 그 빈
             틈없는 논리가 더욱 감동적이었다. 박학다식한 변려문騈儷文은 고운孤雲 최
             치원崔致遠(857~?) 선생의 글을 따를 사람이 없지만, 치밀한 논리로 지식을

             구사하는 점에서는 이 글에서 더 강한 힘을 느꼈다.

               백곡선사가 누구이던가? 총명이 넘치는 젊은 나이에 불법을 공부하고
             다시 유학자이자 학예일치로 명성이 높은 낙전당樂全堂 동회東淮 신익성申
             翊聖(1588~1644)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유학을 공부하고, 다시 천하의 벽

             암각성 대사의 문하에서 수행을 한 분이다. 백곡선사 문장의 뛰어남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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