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P. 159

화론이 들끓어 오르던 시대 분위기에 경도되어 학문과 현실의 경계가 사
             라지고 지나친 미화와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들 수 있는 위험성도 있었다.
             박종홍이 『중용』의 중화中和 개념을 중시하며 치우치지 않는 바른 상태를

             추구한 것마저도 현실 순응적 태도로 비판받은 것은 그러한 시대적 함의

             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불교의 철학적 해석과 원효의 재조명




               박종홍은 「한국사상 연구에 관한 서론적인 구상」(1958)에서 한국철학을
             탐구하고 학문적으로 성립시켜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의 유학과 불
             교에 대해 발굴을 기다리는 보물과 같다고 비유하며 그 안에서 사상적 독

             자성을 찾으려 했다. 특히 “불교의 영향

             을 떠나서 한국사상을 생각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서양사상을 기독교와의 관
             련을 무시하고 생각하기 힘든 것과 마찬

             가지다.”라고 하여, 불교를 한국철학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불교철학
             이라는 명칭을 내세우면서 한국의 불교
             사상에서 서양 철학적 요소를 발견하려

             했고, 한국의 사유 전통에 어떠한 철학

             적 특색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박종홍이 『한국사상사- 불교편』에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꼽은 이

             는 고구려의 승랑, 신라의 원측과 원효,                사진 3. 『한국사상사-불교편』. (1972년, 서문당).



                                                                         157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