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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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해방을 맞이한 후 1946
년에는 새로 개교한 서울대로 자
리를 옮겨 철학과에 재직했다. 그
는 학문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면
서 ‘모든 학문의 방법을 확립하는
기초적 이론’인 논리학에 관심을
사진 2. 『박종홍 전집』 전7권, (민음사, 1998). 기울여 헤겔의 변증법 논리, 분석
철학 등에 관한 체계적 정리를 시도했다. 또 한국철학을 집중적으로 조명
하는 한편, 1955년 9월부터 1년간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가 있으면서 과학
철학을 비롯한 현대철학의 최신 연구 동향을 접할 수 있었다. 1960년에는
「부정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그는 한
국철학회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국민교육헌장」 기초위원 등을 지냈고,
1968년 정년퇴직 후에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장, 대통령 교육문화담당 특별
보좌관 등을 거쳤으며, 1976년 3월 17일에 별세했다.
박종홍은 한국에서 철학하는 자세, 한국 철학의 방향에 대해 많은 고
민과 새로운 모색을 했다. 저술로 『일반논리학』(1948)과 『인식논리학』
(1953), 『철학개론강의』(1953)와 『철학개설』(1954), 『철학적 모색』(1959) 및 『지
성과 모색』(1967), 『한국의 사상적 방향』(1968) 등을 남겼고, 불교와 관련한
연구서로는 『한국사상사- 불교편』(1972)을 냈다. 또 『변증법적 논리』와 『한
국사상사- 유학편』은 사후에 유고집으로 나왔다.
박종홍은 한국의 전통적 사유를 근대적 시각의 철학의 관점에서 해석하
고자 했다. 그는 유교와 불교 등의 개념과 사상을 서양의 철학 용어로 풀
어쓰는 데 온 힘을 다했다. 전통에 대한 근대적 해석과 주체성의 강조는 해
방 후 그가 살았던 시대의 과제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와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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