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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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9호 | 풀어쓴 『선문정로』 14 |    “내 말에 속지 말라고 해.”



                                               한 기자가 불자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실 것을 청하자 성철스님이 내놓
             선사의 한 말씀                        은 ‘한 말씀’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성철스님은 한국 불교의 정점에 있는
                                             지도자다.  무엇인가  모든  불자들이

                                             삶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메시지를
              강경구
                                             내려주시지 않겠는가? 그런데 ‘내 말
              동의대 중국어학과 교수
                                             에 속지 말라니!’ 이에 기자가 반문한
                                             다. “자신의 말에 속지 말라는 말씀이

                                             시지요?” “내 말 말이여. 내 말하는

                                             데 속지 말란 말이여. 난 전부 거짓말
                                             만 하는 사람이여.” 선사 성철스님의
                                             ‘한 말씀’이었다.




                                               말에 대한 경계


                                               이것은 성철스님이 법을 설하는 입

                                             장이 될 때마다 일관되게 내놓았던

               강경구   현재 동의대학교 중국어학과          말씀이기도 하다. 성전암 시절, 수시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도서관장을 맡
               고 있다.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에 최대         로 찾아와 ‘한 말씀’ 해 달라는 사람들
               한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수행자로          에게도 여지없이 이렇게 말했다. “나
               서의 본분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이야. 나한테 속지 말라 말이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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