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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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의미한다. 이는 감각기능이 기능하는 장소와 영역이 고유하고 그 감
          각기관과 그 감각대상은 그 영역에서 만난다는 의미로 장소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다. 이는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함께 작용한

          다는 것을 보여주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의 마지막에 있는 의意와 법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
          가 있다. 먼저 마음과 동의어로 사용될 정도로 정신적인 작용을 하는 의意가
          일종의 감각기관이라는 것이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이라는 외부적인 대상

          을 감각하는 감각기관과 병렬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는 외부감각이든 내

          부감각이든 감각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질과 정신
          을 감각할 수 있는 감각기관을 병렬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불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근원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물질이든 정신이든 일종의 감각대상이고, 그러한 점에서 동등하다는 것이

          다. 모든 정신작용은 외부적인 감각과 마찬가지로 감각을 바탕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존재론에서는 모든 존재를 의미하는 법法이 인식론에서
          는 의意라는 감각기관의 감각대상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사물’, ‘현

          상’이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까지도 포함한다는 의미이다. 이

          렇게 되면 매순간 감각하는 것이 인식이 된다. 매순간 생멸을 감각하는 것이
          불교인식론에서의 인식이 된다.



            세계론



           처處(ayatana)라는 영역에서 계界(dhātu)가 펼쳐진다. 인식주체에 의한 인식
          이 처處에서 본격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일체를 바탕으로 계界가 만들어진

          다. 계를 어근적으로 보면 ‘유지되는 것’이다. 즉 유지되는 공간을 말한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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