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P. 66
에 자유를 얻지 못하게 된다. 10)
여기에서 의현이 강조하는 것은 ‘인혹人惑을 받지 않게 함’이다. 『유마경』
11)
에서 “인혹을 이해함으로 인하여 사견邪見에 떨어지지 않는다.” 라고 하는
데, 이는 모든 사견의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인혹임을 밝히는 말이라 하겠
다. 의현은 ‘인혹을 받지 않음’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 데 그와 관련한 문
구들은 다음과 같다.
진정한 도인道人과 같이 염념念念의 마음에 끊어짐이 없게 하라. 달
마대사達磨大師가 서토西土로부터 온 것은 다만 인혹을 받지 않는 사
람을 찾았을 뿐이다. 12)
너희들이 여법如法한 견해를 얻고자 한다면, 다만 인혹을 받지 않
게 하라. 안에서나 밖에서나 만나는 것을 바로 죽여라. 부처를 만
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며,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가 권속을 만나면
친가 권속을 죽여야만 비로소 해탈하여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벗
어나 자재自在하게 된다. 13)
10) 앞의 책(大正藏47, 497b), “僧指示人處, 秖要爾不受人惑. 要用便用, 更莫遲疑. 如今學者不得, 病在甚處.
病在不自信處. 爾若自信不及, 卽便忙忙地徇一切境轉, 被他萬境回換, 不得自由.”
11) [姚秦]鳩摩羅什譯, 『維摩詰所說經』 卷中(大正藏14, 550a), “因以解人惑, 而不墮邪見.”
12) [唐]慧然集,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大正藏47, 502a), “如眞正學道人念念心不間斷. 自達磨大師從西土
來, 秖是覓箇不受人惑底人.”
13) 앞의 책(大正藏47, 500b), “你欲得如法見解, 但莫受人惑. 向裏向外逢著便殺. 逢佛殺佛, 逢祖殺祖, 逢羅
漢殺羅漢, 逢父母殺父母, 逢親眷殺親眷, 始得解脫. 不與物拘, 透脫自在.”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