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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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들은 공산국가 치하에서 여
                                             러 가지 겪은 일들인데, 지금 생
                                             각해도 다시 떠오르기 싫은 그

                                             런 일들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광복 직후 소련군이 일주일 만
                                             에 북한에 들어왔거든요. 김일
                                             성이 묻어 들어왔지요. 그 체제

                                             에서는 반동분자로 낙인찍히게

                                             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거나,
                                             어디 붙잡혀 가거나, 강제노동
                                             소에  가거나  이런  형편이었지

                                             요. 사람들이 불만을 표출하거
          사진 2. 북한의 토지개혁.
                                             나, 들고 일어나거나 하는 상황
          이 아니에요. 공무원, 교사, 예술가 또는 재산이 좀 있었던 사업가, 농촌의
          지주들을 모두 반동분자, 반동계급으로 몰았어요.



          ▶ 당시 스님 가족은 지주계급으로 분류됐겠군요?

           우리 어머니 고향이 원산에서 한 20리 쯤 떨어져 있는 농촌인데, 비옥한
          땅이 제법 있었어요. 이런 곳에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통지가 옵니다. “땅을

          가진 지주는 많은 농민들을 착취한 계급이다. 그러니까 이제는 세월이 바

          뀌었으니 응당히 응징을 받아야 된다.”는 겁니다. 개인이 가진 모든 재산
          을 인정하지 않고 몰수한다고 했어요. 그러니 생필품만 챙겨서 100리 밖
          으로 떠나라는 식입니다. 이런 청천벽력이 없지요. 어쩔 수 없이 소달구지

          하나를 겨우 챙겨서 고향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일을 내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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