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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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그런데 떠날 수 있는 배는 한정이 있단 말입니다. 1951년 1·4후퇴, 그
날 눈이 와 가지고 허리가 묻힐 만큼 많은 눈이 내렸어요. 배는 없고 사람
은 넘쳐나고 휴~.
군함을 타기위해 겨울 바다에 뛰어들다
그런데 저쪽에 지금 막 떠나는 배가 발동을 걸고 있었어요. 작은 통통
배에는 이미 탈 수 있는 사람들은 다 탔어요. 그때 신체가 좋고 나이가 많
은 형이 가까스로 배에 탔고, 내가 타려는 찰나 막 떠나는 겁니다. 아! 어
쩔까 망설일 여지도 없었어요. 저 배에 형이 탔으니 나도 저 배를 타야 된
다는 일념뿐이었어요. 바로 물속으로 뛰어들었지요. “백척간두에 진일보
한다[百尺竿頭進一步].”는 말이 바로 그때에 나의 경우였지요.
겨울이라 두터운 옷을 입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피난 나가게 되면, 경우
사진 6. 형님 채정수 동아대학교 교수(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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