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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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들은  별로  대
             단한  겨울  복장을
             안 했어요. 내복에

             그  카키색으로  솜

             에다 누빈 거 그거
             두르고, 방한모 쓰
             고 또 장갑도 신발
                                  사진 5. 원산항에 정박 중인 유엔군 L.S.T 군함.
             도 그렇고. 그런데

             이들이 그냥 물밀듯이 내려왔지요.


             ▶ 1·4후퇴를 직접 경험하셨겠군요?

               그런 중공군을 대항하는 국군이나 유엔군은 우리가 보기에도 군장이 상

             당했어요. 그렇게 무장을 했는데도 추위를 견디지 못해 동상이 걸리고 그
             래서 전쟁을 할 수가 없게 됐어요. 그러니까 후퇴 결정을 내렸지요. 후퇴
             하는 데 삼팔선에서 가까운 데가 원산항이고 그 위에 함흥, 흥남항이 있고,

             쭉 올라가면 청진이 있고 그러지요. 개마고원까지 올라갔던 국군이 철수

             할 때, 철수하는 경로가 더 밑으로 안 내려오고 도중에 흥남항에서 배를 타
             고 철수했지요. 일반 사람들도 이남으로 가겠다고 흥남, 함흥 이쪽 사람들
             이 많이 피난 왔습니다.

               국군들이 있을 동안에 원산에서 활동하던 청년들, 학생들은 여기 남아

             있으면 틀림없이 다 죽게 될 판이에요. 가족들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남으
             로 피난 가는 길이 유일한 살길이 되었어요. 그런데 원산에서는 군함의 도
             움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무조건 바다로, 부두로 나올 밖에 없었

             어요. 우리 가족들도 모두 부둣가로 나왔지요. 그랬더니 사람들로 꽉 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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