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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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의 발발과 눈발 속의 1·4 후퇴
6·25사변이 일어났을 때 형이 딱 군대 적령기가 되었어요. 그냥 있다
가는 뭐 틀림없이 공산군에 끌려가게 생겼지요. 그래서 형은 저 산속 깊이
숨어 들어갔어요. 전쟁 중에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유엔군이 북
상을 했어요. 평양을 거쳐 이쪽은 원산, 함흥 거쳐서 두만강, 압록강 그 부
근까지요. 그때에 징병을 피해 숨어 있던 젊은이들이 이제 유엔군 치하가
됐으니까 전부 나왔어요. 그들이 아마 학도의용대인가 뭐 그런 걸 조직을
해서 유엔군이나 국군을 지원하는 일을 했어요. 우리 형도 그런 곳에서 상
당한 활약을 했어요.
그러다가 겨울이 될 무렵에 중공군이 대량 투입되는 바람에 도저히 국
군과 유엔군이 대적할 수가 없었어요. 그게 나중에 듣고 보니 추위가 문제
였어요. 치열한 전선이었던 백두산 밑에 부전공원 이런 데는 몹시 춥습니
다. 남쪽에서 올라간 군인들이 도저히 그 추위를 견디기가 어려웠어요. 중
사진 4. 국군의 원산주둔(195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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