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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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두 분 스님의 대화를 들어보면 법정
             스님은 불교의 사회적 실천이 어떠해
             야 하는지를 거듭 묻고 있고, 성철스님

             은 수행으로 들어가 깨달음으로 나올

             때 모든 행위가 진정한 사회적 실천이
             된다는 대답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
             다. 서로 다른 지점에서 말하는 것이 분

             명한데 그 대화는 ‘찰떡궁합’이다. 어떻

             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사회적 실천에 헌신했
                                                  사진 1.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의 문답을 다
             던 법정스님의 걸음은 봉은사 다래헌                       룬 책 『설전』(책읽는섬, 2016).
             에서 송광사 불일암으로, 다시 강원도

             오두막으로 더욱더욱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안으로 향한 걸음이다. 이에
             비해 장좌불와 8년, 동구불출 10년 이후에도 평생 백련암을 벗어나지 않
             았던 성철스님의 모든 구상은 대중과 사회를 향하고 있었다. 밖을 향한 걸

             음이다. 그 두 걸음은 수행이라는 생명선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진

             공眞空과 묘유妙有가, 쌍차雙遮와 쌍조雙照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처럼 두
             위대한 불교인은 필연적으로 만나는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수행이야말로 불교의 생명이다. 화두가 있으면 모든 것이 살

             고, 화두가 없으면 모든 것이 죽는다. 그것은 성철스님이 쇠말뚝으로 박아

             놓았다는 “영원한 진리를 위해 일체를 희생한다.”는 푯대에 담긴 내용이기
             도 하다. 생각해 보면 화두 참구야말로 진리를 위해 일체를 희생하는 일이
             다. 화두 참구는 진리를 위해 나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기를 요구한다. 그

             래서 나를 희생해야 한다. 진리를 위해 대상에 대한 지향을 내려놓기를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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