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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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사건의 원인을 연기적으로 알 수 있게 됨으로 인해서, 번뇌가 사라지게
되고 자신의 문제의식이었던 생로병사에 대해서도 더 이상 의문이 들지 않
게 되었다.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십이연기는 붓
다의 문제의식에 따른 원인과 결과의 관계이다. 여기에 더해서 모든 존재,
특히 유정의 연기관계를 앎으로 인해서 번뇌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즉 붓
다는 단선적 십이연기와 함께 모든 존재의 중층적 연기관계를 보게 된 것
이다. 십이연기가 이지연기적 함축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 – 오온
진리론에서 인간을 기능적 존재, 가능적 존재라고 이야기하였는데, 불
교에서 인간은 오온五蘊이라고 한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라는 다섯 가
지 기능을 가진 존재를 인간이라고 한다. 오온은 인식론에서 인간을 감각
기관을 가진 감각기능적 존재로 본 것을 넘어서 다른 기능을 가진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색色이라는 몸의 감각기관의 감각기능뿐만 아니라,
수受는 느끼는 감각기능을 말하고, 상想은 이미지와 사고를 감각하는 기능
이고, 행行은 수많은 의도, 그것이 미세하든 거칠든 업을 만들어내는 기능
이다. 식識이라는 미세한 감각은 색수상행色受想行을 모두 매순간 알아차린
다. 식識에 의해서 매순간 감각되고 알려진다. 오온에는 안이비설신眼耳鼻
舌身이라는 감각기능에 더해 수상행受想行이라는 감각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들을 감각하는 기관으로서 식識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의意에 의한 감각
기능을 식識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 몸에 의한 감각 이외에 수상행受
想行이라는 감각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십이연기에서 육입六入이라는 색色의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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