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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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만날 때, 십이연기에서도 오온에서도
             수受라는  느낌을  느낀다.  수애취受愛
             取라는 십이연기의 관계는 다른 연기 관

             계에서는  수상사受想思로  표현하고  있

             다. 이때 애愛는 오온의 상想과 동일하
             고, 사思는 행行과 동일하다. 이때 만들
             어진 행行은 다시 십이연기의 처음으로

             연결된다. 오온의 행行과 식識은 십이연

             기의 행行, 식識과 동일하다.
                                                   사진 2. 십이연기와 육도윤회도.
               식識과 함께하는 행行은 전생부터 전
             해지는 미세한 행에서부터 의식적으로 드러나는 거친 행까지 포함한다. 무

             명행無明行은 전생부터 전해지는 번뇌에서부터 거친 번뇌까지를 말한다.

             이러한 번뇌와 함께하는 식識은 명색名色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십이연기
             에서 무명행식無明行識이 되면 오온은 오취온五取蘊이 되고, 십이연기에서
             명행식明行識이 되면 오온은 오법온五法蘊이 된다. 십이연기는 이시적 관점

             에서 시간순으로 발생한다면, 오온은 동시적 관점에서 공간적으로 발생한

             다고 할 수 있다. 씨줄과 날줄처럼 이 둘은 잘 맞아 들어간다.
               지금의 십이연기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삼세三世의 연기라고 할 수 있
             다. 그러나 십이연기를 과거생, 현재생, 미래생이라는 삼세에 걸친 연기로

             보면 생멸하는 무명행식無明行識은 윤회의 주체 역할을 한다. 매 순간 생멸

             하는 식識은 생멸을 방해하는 무명無明에 의한 행行과 결합하면서, 무명행
             식無明行識은 윤회의 주체 역할을 한다. 무명행식無明行識이 되면서 ‘유지’가
             된다. 그러나 명행식明行識이 되면 ‘유지’는 다시 ‘생멸’로 나아가고 윤회의

             주체는 해체되어 버린다. 즉 십이연기의 역관이 성립하게 된다. 무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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