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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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중망상麤重妄想뿐 아니라 제8아뢰야식 의 미세망상微細妄想까지, 즉 3세
          6추가 완전히 제거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부처님의 팔만대장경은 중생들
          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약방문이다. 환자야 약방문이 필요하지만 병의 근

          본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한 이에게 무슨 약방문이 필요한가?

           진여자성을 확연히 깨달아 무심경이 된 사람, 즉 성불한 사람에게는 어
          떤 가르침도 어떤 수행도 필요하지 않다. 부처님의 팔만대장경도 조사의
          1,700공안도 모두 필요 없는 그런 사람이 견성한 사람이다. 역으로 가르침

          이 필요하고 수행이 필요하다면 그는 구경무심을 체득하지 못한 사람이고

          견성하지 못한 사람이다. 제8아뢰야식의 근본무명까지 완전히 제거되어
          구경의 묘각을 성취한 것이 견성이지 그러기 전에는 견성이라 할 수 없다.

           이는 나의 억지 주장이 아니다. 부처님의 바른 뜻이 담긴 경전과 만대萬
          代의 표준이 되는 정론과 종문 정안조사들의 말씀을 근거로 하는 말이다.

          이에  『능가경』·『대열반경』·『대승기신론』·『유가론』·『육조단경』·『종경
          록』·『원오록』 등에서 인용하여 그 전거를 밝혔다.
           종파를 초월해 대조사로 추앙받는 마명馬鳴보살의 『대승기신론』은 대승

          의 표준이 되는 불교총론으로 공인된 책이다. 『기신론』에서도 미세한 망상

          이 완전히 제거된 묘각 즉 구경각究竟覺만이 견성임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원효와 현수 두 스님도 금강유정에 든 등각보살도 아직 망념이 남아 있는
          중생이라 하여 견성하면 곧 부처고 견성하지 못하면 중생임을 그 소에서

          각기 밝혔다.

           견성했다고 하면서 정定을 닦느니 혜慧를 닦느니 하는 것은 아직 미세망



          4)  무몰식無沒識·장식藏識 등으로 한역한다. 일체법의 근본이 되는 식이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장’에 능
           장能藏·소장所藏·집장執藏의 세 가지 뜻이 있어 아뢰야阿賴耶·비파가毘播迦·아타나阿陀那의 이름을 붙
           인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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