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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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686)는 『미륵상생경종요』에서 도솔천에 상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즉 미륵신앙 수행자들은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사유
관을 수행하면 도솔천 왕생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상생경』은 중
품을 위한 경전이고, 『하생경』과 『성불경』은 하품을 위한 경전이라고 하
였다. 이에 따라 원효는 미륵신앙 수행자를 중품과 하품으로 구분하였
다. 상품에 해당하는 수행자들은 욕계를 벗어나 윤회의 사슬이 없는 곳
으로 왕생하기 때문에 미륵신앙에서 언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라 경흥의 미륵사상
그러나 통일신라시대 경흥은 『삼미륵경소』, 『미륵상생경요간기』에서
미륵신앙을 상중하 삼품三品으로 나누어 원효의 해석과 차이를 두었다.
경흥은 미륵신앙의 근본경전(미륵삼부경: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 『미륵상생
경彌勒上生經』, 『미륵성불경彌勒成佛經』)을 주석하였다. 경흥의 성은 수씨水
氏이고. 웅천주熊川州 사람이다. 18세 때 출가하여 삼장三藏에 통달하고
이름을 신라 전역에 떨쳤다. 681년 문무왕(재위 661~681)이 임종 직전에
국사로 모실 것을 유언하였으므로 신문왕(재위 681~692)이 국로國老로 봉
하였다. 그는 수행자의 근기와 선업공덕이 모두 다르므로 그에 따른 구
제방편에도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과거의 업에 따라 상생과 하
생으로 차별되어 각각 태어나는 곳이 다르고 인과가 다르므로 『미륵삼
부경』이 있다고 하였다.
경흥이 이러한 『미륵삼부경』을 설법한 대상은 성자聖者와 이생異生이
다. 보살을 뜻하는 성자는 이 세상의 보살을 위한 것[爲此方普薩]과 다른
세상의 보살을 교화하는 것[化他方普薩]을 뜻한다. 『상생경』에서 “여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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