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4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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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서는 천체 운행과 계절의 반복 변화를, 본사에서는 농법·농가행사·
          농가풍속 등을 적어 농민을 교화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결사에
          서는 본사의 내용대로 행해야 한다며 실천과 경계의 뜻을 적어 놓았습니

          다. 『농가월령가』에서 말하는 달은 모두 음력을 가리키는 달이니 참고해서

          읊어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유월이라 늦여름 되니 소서 대서 절기로다

              큰 비도 때로 오고 더위도 극심하다

              초록이 무성하니 파리 모기 모여들고
              평지 위에 물 고이니 참개구리 소리 난다
              봄보리 밀 귀리를 차례로 베어 내고

              늦은 콩 팥 조 기장을 베기 전에 심어 놓아

              땅 힘을 쉬지 말고 알뜰히 이용하소


              삼복은 속절이요 유두는 좋은 날이라

              원두밭에 참외 따고 밀 갈아 국수하여

              사당에 올린 다음 모두 모여 즐겨 보세


              아녀자 헤피 마라 밀기울 한데 모아

              누룩을 만들어라 유두 누룩 치느니라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사람 먹어 보소
              장독을 살펴보아 제 맛을 잃지 마소

              맑은 장 따로 모아 익는 대로 떠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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