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P. 137

을까요?
               캐나다의 문학비평가 및 문학이론가로 유명한
             노드럽 프라이(Northrup Frye, 1912~1991)는 “성

             경이 역사적으로 정확하다면 그것은 오로지 우

             연일 뿐이다. [역사적 사실을] 보고한다는 것은 성
             경 저자들에게 전혀 관심 밖의 일이었다. 그들
             은 신화나 은유를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이야기

             를 전해준 것이다.”고 했는데, 이것이 불경에는
                                                          사진 6.  캐나다의 문학비평가
             적용될 수 없는 이야기일까요?                                  노드럽 프라이
                                                               (Northrup Frye, 1912~1991).
               불교에도 문자주의가 들어올 소지가 있기에 선
             불교에서도 단연코 ‘불립문자不立文字’나 ‘교외별전敎外別傳’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특히 깔라마경(Kamala Sutta)에서도 부처님이 “되풀이

             해서 들어서 얻어진 것에도 의지하지 말고, 전통에도, 소문에도, 경전에
             쓰여 있는 것에도, 추측에도, 경구에도 그럴듯한 사유” 등등에도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여 올바르다고 여겨지는 것을 받들고 실천하면 이익과

             행복이 따른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육도윤회도 죽어서의 문제라기보다

             지금 이 생에서 육도를 돌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축생이나 아귀, 아수라의
             삶을 살지 않도록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
             니다.

               어느 면에서 종교적 진술은 일종의 암호(cypher)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

             서 암호 그 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오로지 그것을 올바르게 해독(decy
             pher)할 때 의미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전을 읽을 때 가

             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의 실존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해석(hermeneutics)
             이라는 것입니다.



                                                                         135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