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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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군의의 핵심 사상은 ‘형이상학적 자아’, 또는 ‘도덕자아’이다. 이것이
             웅십력이 말하는 ‘본래의 마음[本心]’, ‘본성’, ‘인仁의 본체’에 해당한다. 당
             군의는 인류 문화는 모두 도덕 이성, 또는 초월적 자아의 다양한 표현이라

             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도덕적 이상주의 문화 체계의 근본적인 출발점은

             도덕자아 의식을 근본[體]으로 하고, 인류의 각종 문화 활동을 작용[用]으로
             보는 것이다. 이때 도덕자아와 문화 활동이 동일한 근원에 바탕을 두고 있다
             는 성도일원론性道一元論, 동태적 통일의 관계를 형성한다. 웅십력의 ‘체용불

             이體用不二’ 사상이 당군의의 성도일원이라는 도덕 이상주의 사상으로 발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화엄사상의 성기설과 유학의 도덕자아의 계합




               당군의 철학은 불교, 특히 화엄불교와 부합한다. 화엄종의 진여연기론
             인 ‘성기性起’설과 당군의의 ‘도덕자아’ 학설은 대단히 유사하고, 화엄종의
             ‘법계연기法界緣起’설과 당군의의 ‘심통구경설心通九境說’은 거의 일치한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인간과 현상계의 모든 존재들을 진여의 표현으로 보

             는 진여연기론은 역시 모든 존재들을 인仁의 실현으로 보는 신유학과 그대
             로 일치한다.
               그런데 당군의는 진여연기론에 근거한 중국불교 중에서 화엄불교의 ‘성

             기性起’설과 천태불교의 ‘성구性具’설을 확실히 구분하고 이 중 화엄불교를

             선택하였다. 당군의 철학에서 주관 경지인 인간의 마음, 즉 도덕자아·도
             덕본체는 실체가 없는 천태사상의 성구설보다 실체로서 존재하는 화엄사
             상의 성기설과 더 잘 계합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당군의 자신도 ‘심통

             구경설’에 화엄사상의 법계관과 교판론이 반영되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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