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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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중국에 『자본론』을 최초로 소개한 마일부馬一浮(1883~1967).
전혀 없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화엄사상의 성기설이 현상계의 모든 존재에 근원이 되는 실체를 부
여함으로써 존재론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생각하였다. 천태사상과 달리
화엄사상은 본성만이 실체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천태
사상과 화엄사상 중 어떤 것이 현상계의 모든 존재들에게 탄탄한 근거를
주고 그 존재를 인정하는가라는 문제에서 당군의와 모종삼의 견해는 정
반대이다. 당군의는 화엄사상을 선택하고, 모종삼은 천태사상을 선택하
였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이 가진 이유는 동일하였다.
당군의는 유학과 화엄불교를 활용하여 새로운 철학을 세우고자 하였
고, 그 철학은 웅십력과 마찬가지로 유학과 불교의 융합을 통한 산물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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