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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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경록』에 나타난 견성의 경지


               “견성하면 즉시 구경의 무심경계가 현전한다.”고 하였는데 그 구경무

             심究竟無心에 대해 살펴보자. 영명연수 선사의 저술인 『종경록』은 선종의

             만리장성으로 일컬어지는 대역작이다. 그 첫머리 「표종장」에서 연수선사
             는 『능가경』의 말씀을 인용하여 구경무심이란 성문승과 연각승은 물론 제
             불여래승까지 초월한 것임을 밝혔다.

               참다운 무심이란 각종의 유심有心이 다 없어져 탈 수레도 탈 사람도 없

             고, 무심이란 명칭까지도 붙을 자리가 없는 그런 경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요즘 불교를 공부합네 하는 사람치고 무심이란 단어를 들먹거리지 않는 사
             람이 없을 정도인데, 무심이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그렇게

             가볍게 치부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작년에 어떤 사람이 찾아와 자기는 정말로 무심을 증득했으니 인가해 달
             라고 따라다니며 귀찮게 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은 인가
             는커녕 말을 끝까지 들어주지도 않는다. 들을 필요도 없다. 그런 것은 무

             심이 아니라 유심이다. 그것도 쉽게 고칠 수 없는 아주 고약한 유심이다.

               금덩어리처럼 귀하게 여기며 자신의 소견을 힘주어 피력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고약한 냄새가 펄펄 풍기는 똥 덩어리이다. 그런 사람을 여럿 보
             았다. 제천승·범중승·성문승·연각승은 물론 제불여래승마저도 유심이

             지 구경의 무심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았는가? 유심과 무심의 차이

             를 분명히 알아 함부로 무심을 거론하지 말라.


                  “그러므로 선덕先德이 말했다. 일점장예一點障瞖가 안막眼膜을 덮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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