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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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니  천종환화千種幻華 가 요란하게 추락하고, 일진망념一陣妄念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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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심중心中에 일어나니 항하사 수數의 생멸이 발동한다. 안예眼瞖를
              제거하니 환화가 소진하고, 망념이 영멸永滅하여 진성眞性을 증득
              하니 천병千病이 쾌차하여 만약萬藥을 제각除却 하고, 망념의 빙
                                                     6)
              괴氷塊가 소융消融하여  진성의 담수湛水가 유통流通한다.  신령한
                                7)
                                                            8)
              단약丹藥을 구번전단九番轉煅하니 생철을 점하點下하여 진금으로 변
              성變成하고,  지극한 묘리는 일언편구一言片句로 범부를 전환하여
                       9)
              성자로 성취한다. 광분하는 망심을 휴헐休歇 치 못하다가 휴헐하
                                                  10)
              니 즉 무상보리無上菩提요, 현경玄鏡이 청정하여 본심이 명철明徹하
              니 본래로 대각세존이니라.”                           - 『종경록』 1 「표종장」



           견성은 구경의 대무심경계로서 곧 성불을 뜻함을 입증하기 위해 영명연

          수 선사가 앞서 『능가경』의 말씀을 인용하고, 여기에서는 조사스님의 말씀
          을 인용하였다. 눈을 가리는 티끌을 제거하듯 일념의 망상을 제거해 변함
          없고 항상한 진여본성을 확연히 증득하는 것, 이것이 구경무심이고 견성

          이다.

           영명스님의 논지를 요약해 보자. 첫머리에서, 견성하면 곧 구경무심으
          로서 병이 없으면 약이 필요 없듯 일체 방편이 필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능가경』을 인용해 무심의 참뜻을 밝히고, 조사스님들



          3)  “티끌 하나가 눈에 들어가니.”
          4)  ‘환화’는 무엇에 부딪치거나 눈을 비비면 볼 수 있는 반짝이는 것.
          5)  ‘일진’은 한바탕 몰아치거나 몰려오는 구름이나 바람 따위의 한덩어리를 말한다. 망념 한덩어리.
          6)  제거.
          7)  “얼음 덩어리가 다 녹아.”
          8)  “맑은 물이 흐른다.”
          9)  “아홉 번 단련하여 만든 신약을 생철에 한 방울 떨어뜨려 금으로 바꾸고.”
          10)  번뇌나 들뜬 마음 등을 가라앉히고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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