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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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불지佛地는 미세념까지 영진永盡한 무념이다.”
                                                - 원효, 『소疏』 ; 현수, 『의기義記』


           원효와 현수스님 역시 그 소에서 구경각 최후의 여래지만이 견성이고 그

          이전의 3위는 미세망상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으므로 견성이 아님을 분
          명히 하였다. 부처의 지위는 미세망념까지 영원히 없어진 무념無念이니,
          무념이 곧 견성이고 성불이다. 10지보살을 넘은 등각에서 미세망상이 완

          전히 끊어져 구경각에 이르러야 견성임은 불교의 총론이라 할 『기신론』에

          서 이론을 제기할 수 없게 분명히 밝힌 바이다. 또한 역대 조사스님들뿐 아
          니라 원효와 현수 같은 교종의 권위자들 역시 한목소리로 말씀하신 바이
          다. 그런데 어찌 부처님 법을 함부로 고쳐 제 마음대로 10신을 돈오라 하

          고 견성이라 한단 말인가?

           보조스님을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조스님은 10지는커녕 10신
          초十信初를 견성이라 하였다.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로 치자면 고불고조께
          선 남대문을 통과해야 견성이라 하셨는데 보조스님은 출발점인 부산에서

          견성한다 하였으니 불조의 말씀과 너무도 어긋난다. 보조스님이 훌륭한 분

          이긴 하나 부처님과 마명보살 그리고 대조사스님들을 능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보조스님의 말씀이라고 무조건 추종할 것이 아니라 오류가 있는 부
          분은 비판하고 수정해야 할 것이다.


                  - 성철스님의 책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장경각, 2007) 중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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