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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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말씀을 인용해 망멸증진妄滅證眞, 즉 일체 망념이 다 사라지고 진여본성
             을 증득하여 융통자재하게 된 것이 견성임을 밝혔다.
                                              11)
               돈오점수설의 근간이 되는 보조국사 의 『수심결』에서는 얼음의 본성이
             본래 물이었음을 알듯 중생이 본래 부처였음을 알면 그것을 견성이라 했

             다. 그러나 여러 경론과 정안종사들의 말씀을 살펴볼 때, 견성이란 얼음이
             완전히 녹아 융통자재한 것을 견성이라 했지 그러기 전에는 10지 등각이
             라도 유심으로서 병이 완전히 낫지 않은 환자와 같다 하였다. 따라서 『수

             심결』에서 말한 견성은 종문의 정론을 근거로 볼 때 진정한 견성이 아님이

             명백하다.


                  “보살의 종점인 10지가 요진了盡하면 수도의 방편이 원만구족하여

                  무간도인 일념에 상응한다. 망심의 초기생상初起生相을 각지覺知하

                  여  심지心地에 초상初相이 전무한지라 초기생상의 극미세망념을
                    12)
                  원리遠離하므로 자심의 본성을 철견徹見하여 심성이 기신론에 나타
                  난 견성의 경지 담연상주湛然常住할새 구경각이라 부른다.”

                                                              - 『대승기신론』



               공부하다가 기특한 소견이 생기고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면 흔히 견성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데, 마명보살은 불교의 총론이라 할 『기신론』에

             서 “10지보살을 지나 등각의 금강유정에서 6추는 물론 3세의 미세한 망념

             까지 완전히 끊어져야 그때 견성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심성心性이



             11)  정혜결사를 이끌며 선종의 부흥을 주도한 고려 중기의 고승으로 법명은 지눌知訥(1158~1210), 호는 목
                우자牧牛子. 저서로 『진심직설眞心直說』·『수심결修心訣』 등이 있음.
             12)  “미혹한 마음이 처음 생겨나는 모습을 깨달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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