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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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편을 잡았다. 1946년 9월에는 혜화전문학교에서 동국대학으로 승격
          개편하며 신설된 사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처음에 전문부 사학과에 들어
          갔지만 1948년 문학부 사학과로 바뀌었는데 당시 김상기, 민영규 교수가

          사학과의 학풍을 다지고 있었다. 1952년에 사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해 4

          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부산의 불교계 학교인 해동고등학교에서 강사를
          지냈다.
           이 무렵은 전쟁으로 인해 임시로 수도가 부산으로 옮겨졌을 때인데, 동

          국대도 1951년 1·4 후퇴 이후 부산의 신창동으로 이전했고, 1953년 7월

          휴전협정이 체결되자 9월에 서울로 되돌아왔다. 그 사이 1953년 2월 동국
          대학이 종합대학인 동국대학교로 승격되면서 대학원이 신설되었는데, 안
          계현은 4월에 불교학과의 대학원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불교학과의 대학원 강의로는 그의 지도교수였던 조명기의 한국불

          교사, 김잉석의 화엄학, 이홍직의 불교고고학 등이 개설되었다. 전시 상황
          과 급격한 변동 속에서도 그는 학업에 매진했고, 1956년 동국대 불교학과
          에서 고려시대 팔관회를 다룬 「팔관회고」로 동국대 제1호 석사학위를 수여

          했다. 이로써 그는 역사학과 불교학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구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
           안계현이 학부를 다니던 시기는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여 극심한
          혼란의 소용돌이가 펼쳐졌던 때였다. 그는 1951년 5월 서울에서 충청도 온

          양을 거쳐 대구로 피난을 떠났는데, 동국대 불교학과 출신이자 뒤에 교수

          가 된 우정상,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나중에 서강대 사학과 교수로서
          조선후기 사찰의 종이 공납에 관한 논문을 쓴 이광린과 대구에서 함께 지
          내며 친분을 쌓았다. 이때의 인연이 그가 대학원 진학 이후 역사학의 수많

          은 분야 가운데 불교사를 전공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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