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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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 “불법 가운데 대처승 없
다.”라는 구호를 외쳤어요. 누군
가 외치면 따라서 손을 들고 같
이 구호를 외치고 그랬어요.
정화운동을 앞에서 이끈 분이
청담스님, 효봉스님, 동산스님,
사진 10. 불교정화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인환 금오스님 이런 분들이고, 그 다
스님.
음에 중간에서 맹렬하게 운동을
이끈 분이 구산스님, 지허스님 등이지요. 그 다음에 행동대원 격으로 지영
스님, 그때 별명이 오케이스님이에요. 그 다음에 경호스님, 그리고 또 연
설을 잘 하시는 스님들, 이렇게 7~8명이 앞장섰어요. 조계사에 모인 인원
이 적을 때는 4백 명, 많을 때는 6백 명이었어요.
나는 선암사에서 함께 올라간 또래 스님들과 후원에서 봉사를 시작했어
요. 무척 더운 날인데도 후원 마당에 큰 솥을 걸었어요. 어른이 세 사람쯤
들어가도 넉넉할 만한 큰 무쇠솥이 세 개, 아침 9시 되면 큰 그릇에 한 가
마니씩 쌀을 붓고 수돗물을 틀어 쌀 씻는 장면이 정말 가관이었어요.
8월 15일 무렵 이선근 문교부 장관이 직접 조계사를 찾아왔어요. 그가
대중들 앞에서 말하기를 “독신 비구승들이 하고 있는 정화운동이 옳은 방
향이다. 불교가 전통을 찾으려면 이제까지 해 왔듯이 가족들을 가진 대처
스님들은 절에서 물러나고 독신 수행승들이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어요. 약 3개월 동안 제일 더운 여름에 호박을 장 봐 와서 썰고, 다음에
그걸 장을 풀어서 된장국 끓이고, 이런 일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석 달
동안 했어요. 그때 전국에서 모인 큰 스님네들, 이름 있는 스님네들 얼굴
을 다 뵐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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