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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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그 밖에 공저와 번역서, 연구자료 등을 펴냈다. 대표적 역서로는 『사명
대사 임란기』(1979)가 있고, 동국역경원에서 나온 『한국 승군보』(1966)도 중
요한 자료이다. 전자는 임진왜란 당시 사명유정의 활약상과 그에 대한 유
학자 관료들의 평가를 담아낸 『분충서난록』을 번역한 것이고, 후자는 군사
면에서 본 신라불교, 고려와 조선의 승군을 다룬 것으로 조선 승군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역사학과 불교학을 겸비한 안계현의 연구 경향 및 특징은 논문과 책의
주제와 내용뿐 아니라 자료에 대한 안목과 문헌학적 접근방식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라의 승장勝莊이 지은 『금광명최승왕경소金光明最
勝王經疏』가 현존하지 않지만 일본 학승들의 저술 등에서 인용된 내용을 모
아 일부나마 재구성해서 『불교학보』에 수록한 것을 들 수 있다. 또 권상로
의 미완성 작업을 이어 『고려사』에서 불교 관계 사료를 발췌 정리하여 『동
국사학』에 7회에 걸쳐 실었고 나중에 책으로 간행하기도 했다.
안계현이 중시한 연구 주제는 신라불교 학장들의 교학과 정토사상, 고
려의 연등회와 팔관회 같은 불교 의례를 들
수 있다. 그의 주요 연구 논문을 소개하면,
신라는 「신라인의 세속오계와 국가관」, 「원
효의 저서에 보이는 인용서의 일 정리」, 「의
적의 미타정토 왕생사상」, 「신라승 경흥의
미륵정토왕생사상」 등이 있고, 고려는 「팔관
회고」와 「연등회고」, 조선은 「조선전기의 승
군」(1972)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불교의
수용과 특질」, 「한국사에 있어서 불교의 위
사진 3. 『신라 정토사상사 연구』
(아세아문화사, 1976·현음사, 1987 재간).
치」 등은 역사학과 불교학의 연구 방법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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