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2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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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하는 이 세 경은 모두 주체가 객체를 함섭하는 경계로서, 주체 세계가 객
          체 세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감각 세계, 학문 세계,
          도덕 세계인 것이다.




            초주객관 경지: 귀향일신경, 아법이공경, 천덕유행경


           귀향일신경歸向一神境은 초주객관의 경지의 첫 번째 단계인데, 초주객관

          경지는 주관 세계와 객관 세계를 포괄하면서 그 둘을 초월하는 경지를 말

          한다. “초주객관 경지에서는 주체가 객체를 포섭해서 나아가므로, 주체가
          중심이 된다. 자각에서 초자각으로 가므로, 자각 속에 초자각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초주객관 경지는 주관과 객관을 초월한 ‘절대주체경’이라

          고 할 수 있다. 이 중 첫 번째 세계인 귀향일신경은 일신교에서 말하는

          신神의 세계와 관련된다.” 귀향일신경은 마음이 활동하면서 초월적인 전
          지전능의 인격신이 만들어내는 경지를 본 것으로, 일신교의 경지이다. 당
          군의는 종교적 신, 상제上帝, 열반涅槃, 귀신의 경지를 가리킨다고 보았다.

           아법이공경我法二空境은 초주객관 경지의 두 번째 단계인데, 이것은 타인

          과 나, 주체와 객체의 분별을 초월하는 대단히 독특한 경지이다. “아법이
          공경은 법계法界를 본다. 이것은 불교에서 일체법계, 일체법상의 의미가
          중요한 것과 연관된다.” 이 세계는 생명의 마음이 초월적으로 활동함으로

          써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모두 공환空幻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경지로

          서, 불교의 깨달음의 세계에 해당한다. 당군의는 아법이공경을 불교의 인
          연, 인과응보설, 무량세계, 삼세三世, 중생구제 개념을 포함해 설명하였고,
          인과 관계 역시 인간의 주관적 마음에 귀결하였다.

           천덕유행경天德流行境은 초주객관 경지의 마지막 단계로서 인간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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