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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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숙면일여를 지나 묘각妙覺을 성취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엔 이런 이들을 물리치지 않고 일일이 만나줬지만 아무리 일러줘 봐
          야 소용이 없다. 그래서 근간엔 시자를 시켜 만나보게 하는데 그런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 도처에 가득하다. 10지보살·등각보살의 경계마저 미세망

          념이 남아 있는 제8마계라 하여 온 힘을 다해 배격하였는데 그 나머지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수행하다 기특한 경계가 나타나고 소견이 생겼다 해
          서 경솔하지 말라. 불생不生은 즉 무생無生이니 미세한 번뇌망상까지 멸진

          한 대무심지大無心地요, 대열반은 무심지인 무여열반이니 즉 구경각이다.

          그리하여 견성은 즉 무심無心이요 구경각이며 대열반인 것이다.


            시절인연을 기다린 혜능대사




              ① “오직 무여의열반계 중에서만 모든 망심이 다 소멸하니 무심
              지無心地라 부른다. 여타의 제위諸位는 모든 전식轉識이 단무斷無 한
                                                                3)
              고로 무심이라 가명假名하나 제8아뢰야식이 아직 멸진치 못하였으

              므로 유심지有心地라고 이름한다.”                               - 『유가석』



              ② “오조五祖가 육조六祖에게 말하였다. 만약 자심自心을 통식洞識하
                                                 4)
              고 자성을 명견明見하면 곧 천인사불天人師佛 이라 이름하느니라.”
                                                              - 『단경』



           부처님 말씀과 보살들의 논에 이어 선종의 33조사들은 견성에 대해 어


          3) 완전히 끊어져 없음.
          4) ‘천인사’는 천상계와 인간계의 스승이라는 의미. 부처님을 달리 부르는 10가지 호칭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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