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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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성철스님의 좌상이 봉안된 정심사 조사전. 사진: 현봉 박우현


          얼음이 녹아 자유자재한 물이 되듯 중생의 모든 번뇌망상이 사라져 부처
          가 된 것을 말한다. 견성은 곧 증오를 그 내용으로 하므로 해오를 견성이

          라 해서는 안 된다.

           교와 선의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고, 보조국사는 선종의 종지를 바로 이
          은 분이 아니라고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돈오점수설頓悟漸修說은 교
          가의 설이지 선종의 설은 아니다. 10신 초위에 깨달음을 얻어 3현 10지의 계

          위를 거쳐 성불한다는 것은 화엄사상이다. 육조 혜능대사로부터 바로 이어

          온 선문의 종지는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이다. 한번 깨치면 3현 10지
          의 지위점차를 초월해 곧장 여래의 지위로 들어가는 그것이 조계선曹溪禪이
          다. 어찌 지위점차를 밟는 것하고 지위점차를 단박에 뛰어넘는 조사선을 같

          다 하겠는가? 지위점차를 내세워 단계적인 수행과 깨달음을 논한다면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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