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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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카일라스의 최대 난코스인 될마라(5,620m)에서 필자가 다르촉을 거는 모습.


          맹주노릇을 하고 있다. 따라서 다르촉의 휘날림은 그런 아이러니한 현상

          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순례자들이 설역고원 티베트에 입성했을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
          는 다르촉의 인상은 매우 강렬하다. 그렇기에 이 다르촉은 티베트를 다녀
          간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가슴속에 남는다. 산소가 희박하

          여 야성이 살아 있는 강렬한 햇빛 속에서 난반사되면서 펄럭이는 깃발의

          잔영은 순례자들이 눈을 찌르고 들어온다. 그 강렬한 가시광선은 편두통
          을 일으키며,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의 펄럭임 소리도 상황을 어렵게 만든
          다. 그렇지 않아도 산소 부족으로 잠을 설치게 마련인 잠자리까지 따라와

          서 마치 거대한 새의 날갯짓 같은 환청으로 이어져 밤새 나그네를 괴롭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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