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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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람을 상징화하여 말로
                                                    표현하였을 것이다. 우

                                                    리 동양권 용어로 말하

                                                    자면 무마巫馬이다.
                                                      우선 여기 한 장의 룽
                                                    따의 문양을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2)
                                                    중앙에 온갖 치장을 한
                                                    말이  보일  것이다.  그
                                                    말안장에는  불꽃이  실

                                                    려  있는데,  이는  빛과
          사진 13.  혼합식 세로형 다르촉의 실례. 막대에 의해 새로로 연결된
               5개의 다르촉 중에서 2번째 하얀색만 룽따이다. 티베트불      영혼을 의미한다. 사실
               교에 문외한 사람이 조합한 것으로 보인다.
                                                    말은  근대문명이  달리
          는 기계를 만들어내기 전까지 수천 년 동안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었다. 그

          래서 말이 선택된 것이고 다시 그 안장 위에 영혼의 불꽃을 실었다.

           또한 천계로 가기 위해서는 하늘을 날아야 하기에 그냥 말로서는 곤란
          하다. 그래서 날개 달린 천마가 필요하였다. 이 빠른 말도 부족하여 바람
          을 가세시켰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인 셈이다. 당연히 그 이유는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신과 영적인 교류를 하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  필자가 오랫동안 목판으로 작업해 온 다르촉 제작은 일종의 현대미술의 이벤트적 행위예술이다. 주로
           신간 출간기념회 라든가 또는 설역고원에 갈 때마다 의미를 부여한 문양이나 글귀를 넣은 깃발을 108
           장 배수로 만들어 가서 바람이 잘 부는 곳마다 걸었다. 그러면 바람이 불어와 천계로 내 뜻을 날라다
           주었다. 물론 매번 그 내용은 달라 지지만 이 오색깃발 다르촉이나 룽따의 근본 취지는 살리려고 애쓰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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