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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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스님 사리탑전에서 참선하는 모습.


          만드는 작용을 거친 이후의 앎을 이야기한다. 구분하여 아는 것은 가장 단

          순하게 이야기하면 반응하는 것(response)을 말한다. 즉 외부대상에 대해서

          유기체가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앎으로써의 반응을 말한다. 아는 기능에
          는 가장 단순한 반응에서 가장 복잡한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다. 아는 것과
          관련된 빨리어 단어만 20여 가지가 존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기능은 다양하지만, 감각기관 자체는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만 있

          는 것이다.
           한자로 식識은 말[言]을 찰흙판[戠]에 새기는 것을 말한다. 이것도 구분하
          여 알기 위한 원초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식의 기능은 구분하여 아는

          기능이다. 구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앎이 아니라 매순간 새로운 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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