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3년 8월호 Vol.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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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비설신 자체의 감각기관은 청정하지만, 의意는 항상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영향을 받는 것을 유식학에서는 ‘염오染汚’ 즉 ‘물듦’으로 표현한 것
이다.
항상 ‘나’라는 몸과 마음 전체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염오식染汚識으
로 불린다. 유식학에서는 염오식을 마나스식(manas vijñāna)이라고 부른
다. 여기서 마나스는 의意를 말한다. 염오식인 칠식은 육식, 팔식과 함께
작용한다. 이때의 칠식도 감각기능의 형태를 띤다. 감각기능은 항상 ‘나’라
는 형태로 팔식을 물들이면서[染汚] 육식과 접촉한다. 이렇게 되면 마나스
식이 깨끗해지지 않는 이상, 팔식은 왜곡되어 육식으로 현현하게 된다. 그
러므로 유식학에서는 칠식을 청정하게 하는 것, 즉 전식득지轉識得智가 지
상과제가 된다.
요약하면 심心의 소리[音]를 의미하는 의意는 동조화하는 기능, 물들이는
기능을 한다. 의意는 심장이라는 감각기관을 바탕으로 소리와 진동수에 영
향을 받는다. 이때의 소리와 진동수는 ‘나’와 연관되어 있고, 이러한 연관
성을 ‘염오’라고 부른다. 심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지만, 의意에서는 염오
와 불염오가 있다. 나[我]와 연관될 때는 염오라고 부르고, 지智와 연관될
때는 불염오 즉 ‘청정’이 된다. 의意는 둘 중 어떤 것이든 간에 영향을 받는
다. 소리 또는 진동수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의意에는 좋고 나쁨 정도의
구분이 있지만, 식識에서는 더욱 다양한 구분이 이루어진다.
식識의 의미
식識에서 감각기능은 더욱 분화하게 된다. 식은 어원적으로 ‘구분하여
(vi) 알다(jña)’라는 의미이다. ‘구분’과 ‘분별’은 다른 것이다. 분별은 상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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