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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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스승에게 배워서 해야지, 맘대로 책을 보고 한다든지 뭘 보고 생
          각한다든지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입니다. 맘대로 하다가 잘 안 되는
          때가 오면 병이 나는 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큰 병이 나기도 합니

          다. 그래서 첫째는, 화두는 스승에게서 배워서 해야지 맘대로 선택하면

          안 됩니다.


            한 가지 화두에 몰두하고 이것저것 바꾸지 말라




           화두를 배우면 그 화두를 그대로 오래 계속해야 될 텐데 이 화두 하다가
          좀 안 되면 저 화두 좀 배워서 저 화두하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도 안
          됩니다. 하나 하다가 잘 안 되니까 또 하나 더 배워서 하면 잘될까 싶어서

          배워 해보지만, 해보면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은데 나중에는 헛일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화두를 몇 가지를 배워 이것 조금 해보다 저것 조금 해보
          다 그러는데 그러면 죽도 밥도 아닌 아무것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둘
          째는, 하나를 배우면 좀 그대로 계속해야지 이리저리 화두를 변경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화두의 뜻을 이리저리 해석하지 말라



           화두는 글자 자체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니 글자에만 빠져서는 안 됩니

          다. 화두는 암호밀령暗號密令이므로 글자 너머에 있는 뜻을 알아야 합니다.
           선종에서 유명한 화두 100칙에 송頌을 붙인 운문종의 설두雪竇(980~1052)

          스님이 공부하러 다닐 때, 어느 절에서 한 도반道伴과 ‘정전백수자庭前栢樹
          子’, 즉 ‘뜰 앞의 잣나무’ 화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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