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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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 및 불교 대중화를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동지를 규합하
             고 불교개혁 운동을 확대하는 항일불교비밀조직이었습니다. 그러나 1938
             년 김법린·최범술 등이 체포되면서 만당의 조직이 드러났으나 증거 불충

             분으로 사건은 종료되었습니다.



                오로지 마음 깨치는 데만 전념할 뿐



               대원사 탑전에서 묵묵히 화두 참선에 정진하는 청년 이영주를 지켜보던 대

             원사 주지는 마침내 해인사 주지 고경 큰스님 앞으로 편지를 쓰게 됩니다.
               “훤훤장부인 청년이 탑전에서 용맹정진하고 있습니다. 대원사에는 큰
             선지식이 없으니 이 청년을 해인사로 인도하여 큰 도인이 되게 지도해 주

             십시오.”

               해인사 주지 고경스님께서는 말사에서 보낸 간곡한 편지를 무시하지 않
             고 마침내 총무부장 효당스님을 대원사로 보내 ‘청년 이영주’를 해인사로
             인도할 책임을 내립니다. 대원사를 찾은 효당스님이 청년 이영주에게 “대

             원사 주지스님이 본사 해인사 주지 고경스님에게 신심 있는 청년이 탑전

             에서 용맹정진하고 있으니 해인사로 가서 빨리 도를 깨치도록 지도해 주
             시기 바란다고 서신을 보냈네. 고경 주지스님께서 산중의 어른스님들과 의
             논하여 청년과 함께 해인사에 가려고 내가 왔네.”라고 하였습니다.

               “총무부장스님! 소인을 위해 이렇게 먼 길을 찾아주시다니 황망하기 그

             지없습니다. 절에 와서 지내다 보니 살생을 금하는 게 불교의 근본인데, 경
             찰서장이 온다고 하니까 큰 돼지를 잡고 술 몇 통을 메고 개천에 나가 천
             렵이나 하고 합니다. 저기 보십시오. 빨랫줄에 기저귀가 널려 있는 게 보

             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저는 승려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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