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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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묵호항 2012.
도량 청소하는 객승
객실에서 9시까지 참선 정진하다가 자리에 누워요. 다음날 새벽 2시 반
되면 일어나 법당에 가서 새벽예불을 해요. 벽두부터 예불하는 절이 거의
없어요. 뭐 그러거나 말거나 법당에 들어가 촛불 켜고 향 올립니다. 3시 되
면 목탁석하면서 도량을 돌고, 종이 있으면 쇳송을 하고 예불을 올립니다.
다시 법당에서 참선 정진하다가 날이 밝을 때쯤 일어납니다.
이제 걸레 찾아서 법당 바닥, 마루, 요사채 할 거 없이 깨끗하게 걸레질
해요. 화장실도 깨끗이 청소합니다.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아침공양
때가 된단 말이요. 아침 먹고 뭐 머뭇거리지 않고 “객승 갑니다~ ” 하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요. 그러면 어지간하면 쫓아나와서 차비가 든 봉투를
걸망에 넣어줘요. 청소 잘 해줘서 고맙다고 그래요. 순전히 나 혼자 생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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