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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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삼은 성불의 근거, 특히
                                             내재적이면서도 초월적인 근거
                                             가  필요했고,  유식종의  아라야

                                             식 계통의 설명으로는 그 근거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이
         사진 4.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다.  실제로  유식사상에서  말하
          는 허망유식 종자로는 무루법을 설명할 수 없고, 성불도 필연성을 갖지 못

          한다. 성불을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깨닫는 성문聲聞이라는 후천습득으로

          설명하는 것은 성불의 근거가 후천적이고, 외부적이며, 우연적이어서 필
          연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는 『대승기신론』에 주목하게 된다. 『대승기신론』의 진심眞
          心·진여심眞如心·자성청정심이야말로 유학의 천도天道, 불교의 현상계

          일체를 하나로 꿰뚫는 초월적 근거이자 통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종
          삼은 이렇게 불교의 내재적 발전은 반드시 진상심 계통으로 나타난다고 본
          전제 위에서 특히 『대승기신론』의 ‘일심개이문一心開二門’ 구조가 이 세계를

          설명하는 ‘보편성을 가진 공통의 모델’이라고 보았다.

           모종삼은 반야는 모든 대·소승 불교에서 공통된 전제가 되고 ‘작용적으
          로’ 일체법에 적용될 뿐, ‘존유적인’, 즉 존재론적인 측면이 부족하다고 하였
          다. 존재론적인 설명을 위해 그는 『대승기신론』의 ‘일심개이문’ 도식을 선택

          하고, 이문에서 각각 일체법을 존재론적으로 포섭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심생멸문에서는 현상계를 존재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생멸하는 현상
          을 대상으로 하므로 ‘집착의 존재론’이라고 한다. 심진여문은 진여계·본
          체계를 존재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본체론적인 진여의 세계를 대상으

          로 하므로 ‘무집착의 존재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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