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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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므로 도덕과 종교는 하나가 되지 못하
              고 도덕과 형이상학도 하나가 되지 못하며, 어느 경우도 종교 경지
              를 포함하는 ‘도덕적 형이상학’을 세우지 못하였다.”




                              인간의 심성과 천도를 하나로 꿰뚫는 것, 내재적
                            이자 초월적인 심성, 초월적이면서 내재적인 천도
                            의 존재를 말하는 것이 바로 유학이 ‘도덕적 형이상

                            학’이 되는 이유이다. 여기에서 심성 본체는 도덕과

                            종교의 의미를 동시에 지니게 된다. 모종삼이 보기
                            에 서양 철학에서는 이러한 실체 개념을 제기한 철
                            학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 그중에서 유일한 예외가

          사진 2.  독일  관념철학   칸트이다.
              의 기반을 확립
              한 이마누엘 칸        그의 생각에 “칸트는 도덕적 길에서 본체계에 접
              트(Immanuel  Kant,
              1724~1804).   근하고 ‘도덕적 신학神學(Moral Theology)’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칸트 철학에서는 의지의 자유, 영혼 불멸, 신神의 존재

          가 있어야 실천이성이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된다. 모종삼이 보기에 칸트

          철학에는 ‘성체’의 관념이 없어서 의지의 자유는 가설에 불과하게 되고, 진
          정한 도덕적 형이상학에는 못 미치게 된다. 따라서 동양 철학은 서양 철학
          보다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된다.

           모종삼은 자신의 대표적 저서 중 하나인 『불성과 반야』에서 ‘반야般若’와

          ‘불성佛性’이라는 두 개념을 축으로 불교사상사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특히
          “반야는 공통된 것이고, 체계의 차이는 오직 불성이라는 한 문제가 관건이
          다.”라고 하여, 반야가 아닌 불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도덕 형이상학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유학에서 심성에 대한 논의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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