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1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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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불교 성기론과 천태불교 성구론


               단지 모종삼 역시 당군의

             와 마찬가지로 불교의 내재

             적 발전은 반드시 중국불교
             의 진상심眞常心 계통이라는
             전제 위에서 진여연기론인

             중국불교를  선택하였지만,

             화엄불교의  성기론性起論보
                                         사진 6. 화엄삼덕華嚴三德 석상(중국 충징 소재).
             다  천태불교의  성구론性具
             論에 훨씬 큰 가치를 두었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진다. 모종삼은 천태불교

             의 일념삼천一念三千설이 ‘일념무명법성심一念無明法性心’으로 표현되고, 삼

             천세간법을 보존하게 하여 현상계의 모든 존재에 존재론적 근거를 제공하
             는 점을 중시하였다. 일체법의 존재를 보존한 뒤에야 불교식의 존재론이
             성립하게 되고, 이것이 천태불교가 진정한 원교圓敎가 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당군의는 천태불교의 본성性에 어떠한 실체의 의미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천태학의 성구설을 “방이나 집의 문과 같이 가운데가 비어 있고, 실체가
             없어서 모든 사람들이 출입할 수 있다.”고 비유하였다. 이에 반해 모종삼

             은 화엄불교는 성불의 방식에서 생사오염법을 단절해야 하고 따라서 중생

             과 ‘격별해’ 있으므로, 가장 원만한 불성론은 천태학의 성구론이라고 보았
             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덕적 형이상학을 확립하였으므로, 모종
             삼 철학은 천태학의 영향 아래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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