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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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백련사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



          포九江浦로 깊숙이 들어가 있는 강진만을 앞으로 바라보는 해발 400미터

          정도의 산이다. 이곳에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사시사철 푸르고 고려高麗(나

          라이름이기 때문에 본시 ‘고리’라고 읽어야 옳다)시대 이래로 동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서도 “만
          덕산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그리고 가는 대나무와 왕대들이 울창하고, 동

          백나무가 가득하여 사철 내내 서로 푸르름을 더해 가며 참으로 절경을 이

          루고 있다[滿洞皆松柏篠簜冬柏樹交加蒼翠四時如一眞絶境也].”라고 했다.
           강진에 오면 산도 있고 들도 있고 바다도 있어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다.
          그 옛날에는 왜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쳐들어와 노략질을 해대는 바람에

          사람들은 늘 살림살이를 챙겨 피난을 가기도 했지만, 그런 시절이 끝나고

          강진에 물산이 풍부해지면서 이곳에는 진짜 부자들이 생겨났고, 일찍부터
          서울로 일본으로 공부하러 간 사람들도 많았다.
           백련사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마다 내려가고는 했는데, 언제나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시는 우리 시대의 다승茶僧 여연如然 화상이 주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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