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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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첫째, 이것은 꿈으로 시
작하며, 그래서 그가 깨어난 후
에 그의 삶은 여전히 꿈과 같은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
니다. 그리고 둘째, 일종의 거
의 기적과 같은 행복감을 품은
채 그는 적절한 동물을 선택했
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자
신이 호랑이였던 꿈을 꾸었다.”
라고 말했다면, 그 말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나
사진 4. 암끝검은 표범나비.
비는 무언가 가냘프고 덧없는
것을 지니고 있습니다. 5)
보르헤스 외에도 수많은 동서양의 석학들이 장자의 호접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장자로부터 천 년이나 지난
후, 송나라의 비구니 묘총(1095~1170)은 장자의 호접몽을 읽고 난 다음 아
름다운 게송을 남겼습니다.
한 척의 조그만 배를 큰 바다에 띄우고
노를 들고 춤을 추니 별세계의 곡조로다
구름과 산, 바다와 달을 모두 던져버리고
남은 세상 장주의 나비 꿈을 꾸며 살리라. 6)
5)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2003.
6) 五燈會元』, 卷第二十, 無著妙總禪師條 : “一葉扁舟泛渺茫,呈橈舞棹別宮商.雲山海月都抛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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