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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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일상적인 용어로 고치면 간단한 문장을 반복적으로 외움으로 가
          능하게 되는 정신집중을 통해 ‘의식의 변화’를 얻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는 염불과 같은 것이 없을까요? 그리스도교에도 염불 수

          행과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동방정교 전통에서는 ‘헤시캐즘

          (hesychasm)’이라고 하여 3, 4세기경부터 전해 내려오는 ‘예수 기도(Jesus
          Prayer)’라는 수행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바울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17)고 했는데, 그 권고에 따라 “주 예수 그리스

          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하는 짧은 기도문을 처음에는 하루에 3천

          번, 그러다가 6천 번, 다시 1만 2천 번까지 늘여 가며 외우기를 계속하다
          가 나중에는 세지도 않고 심장이 뛸 때마다 기도가 속에서 저절로 나오도
          록 하는 수련법입니다. 심지어 잘 때도 밥 먹을 때도 기도가 계속된다고 합

          니다. 이렇게 될 때 육체적, 심리적, 지적 변화가 오고 무엇보다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온몸을 감싸게 된다고 합니다.             2)
           그리스도교에 이런 ‘예수 기도’의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통
          이 동방정교회에서 실행되던 것이기 때문에 서방 가톨릭이나 가톨릭에서

          분리되어 나온 개신교에서는 거의 망각되다시피한 형편입니다. 불교와 그

          리스도교의 대화를 통해 주문呪文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서 불교와 그리
          스도교 모두 주문을 활발히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자비와 사랑



           ‘깨침과 메타노이아’, ‘염불과 예수 기도’를 통해 의식의 변화를 체험한다


          2)  ‘예수 기도’에 대해서는 어느 러시아 청년의 체험을 기록한 고전적인 책이 있습니다. 오강남 엮음, 『기
           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수의 기도』(대한기독교서회, 200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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