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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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 의상계 및 원효계 화엄학의 계승과 영향 등을 살펴보았다. 5장은 밀
             교의 도입과 순밀사상의 수용을 주제로 했고, 6장은 신라 하대 선의 전래
             와 구산선문의 성립, 선사상의 형성을 사회상 등 시대 배경과의 연관 속에

             서 접근했다.

               고익진은 불교 전래 이후 미륵불과 전륜
             성왕 관념이 귀족 세력의 무교적 기반을 해
             소하기에 적합했기에 왕실의 환영을 받았다

             고 보고, 불연국토 등 불교의 토착화 과정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또 승랑과 원측이 중
             국 불교에 큰 사상적 영향을 미쳤으며, 원효
             와 의상의 원융무애하고 상입상즉하는 화엄

             적 세계관이 시대의 공존공화의 질서에 부

             응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화쟁을 내세운 원                  사진 6.  『불교의 체계적 이해』(광륵사,
                                                           2015).
             효의 회통론에 주목하여 ‘진속원융무애관’으
             로 명명했다.

               고익진은 40편이 넘는 연구 논문들을 썼는데, 한국불교에 관한 것으로

             는 「원효의 기신론소별기를 통해 본 진속원융무애관」(1973), 「원효사상의
             실천윤리」(1975), 「벽송지엄의 신자료와 법통문제」(1975), 「원묘요세의 백련
             결사와 그 사상적 동기」(1978) 등이 있다. 그는 원효의 사상과 관련해서 『대

             승기신론』의 일심·이문을 통해 중관과 유식사상을 회통하고 『금강삼매경

             론』 저술을 통해 실천 수행의 방법을 찾았다고 보았다. 또 청허휴정의 조
             사 벽송지엄을 다룬 논문에서는 조선 후기 불교가 사상 면에서 보조지눌
             의 영향을 받았고 법계 면에서는 임제의 법맥을 중시한 이중구조였다는 주

             장을 하여 이후 연구에 큰 시사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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