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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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반상식으로 이어진다는 부정적인 평가
                                   를 주로 하였다. 예컨대 임계유는 선불교의
                                   목적은 선禪이라는 방법으로 객관세계의 진

                                   실성을 부인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에게 현

                                   실사회에서의 투쟁을 팽개쳐 버리게 하는
                                   데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모택동
                                   은 선불교의 목적은 현실 사회에서의 투쟁

          사진 5.  중국 공산당의 제1대 중앙위   을 무화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회 주석 시절(1959년).
                                   현실사회에서의 투쟁을 강화하고 적극적·
          능동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1958년 한 강연에서 그는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 혜능은 주관 능동성을

          확연히 드러내었고, 이것은 중국 철학사상에서의 일대 전진이다.”라고 혜

          능의 선불교를 평가하였다. 혜능의 선불교 사상에 대한 중국 불교계의 평
          가에서 곽붕郭朋은 일체를 공空으로 보는 것은 대승 공종空宗이지만, 혜능

          은 대승 유종有宗에 속하고 진여연기론을 주장한 것이라고 보았다.(『壇經校
          釋』,「序言」)

           임계유는 혜능의 초기 선종의 특징은 『능가경』을 중심으로 하는 대승 유종
          이지만, 『금강경』을 중심으로 하는 대승 공종이기도 하다고 보았다.(『中國哲
          學史』) 선불교를 주관유심론으로 볼 것인가, 객관유심론으로 볼 것인가에

          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나, 어떤 입장이든 유심주의라는 판단에는 차이가 없

          다. 모택동 역시 선불교를 주관유심론으로 파악하였다. 그러나 그는 혜능이
          북종의 돈오점수 방법을 반대하고 ‘돈오’만을 강조하고, 모든 외부 조건의 제
          약을 부인하고 내심에서의 해탈을 강조한 점에 주목하였다. 외부 조건이 어

          떠하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관 안에서의 깨달음이며 이를 통해 자신이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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