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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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인간이 된 이후, 이 ‘원초적 창발력’은 ‘인지적 경험의 모든 것을 대
             상화시켜 재인지하면서 재구성하는 마음능력’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으
             로 보인다. 기존의 관점·견해·이해를 평가하여 수정하기도 하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며, 새로운 이해를 수립하기도 하는 창발적 현상의

             근거로 작용하는 것은 이 ‘재인지하면서 재구성하는 마음능력’이다. ‘이해
             사유’의 강력한 규정력에 갇히지 않고 이해 내용을 보완·수정해 가고 새
             로운 이해로 바꾸어 가는 것은 ‘재인지 사유의 창발적 구성력’이다.

               이 ‘재인지 사유의 창발적 구성력’을 주목하여, 그것을 ‘선先 이해체계/

             문법에서 풀어나가는 능력’ 및 ‘이해를 이로운 것으로 수정하거나 수립하
             는 능력’으로 포착한 후, 그 능력을 의도적으로 계발하여 고도화시켜 가는
             길을 마련한 분이 붓다였다. 그리고 ‘육근수호 및 정념에서 설하는 알아차

             림[正知, sampajānāti]’에 초점을 두는 붓다의 선禪,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유식

             관唯識觀과 원효의 일심一心, 선종의 돈오견성頓悟見性 선관禪觀은 이 ‘재인
             지 능력을 펼치는 마음’에 의거하여 <주객 대상을 붙들지 않아 새로운 관
             점과 이해를 수립하고, 기존 관점과 이해를 수정·대체하는 능력>을 계발

             하고 완성하는 길에 관한 이정표라고 본다.

               이해수행은, <‘변화·관계의 차이 현상’과 접속을 유지한 채, ‘동일성·
             불변성·독자성·절대성 관념에 의거한 환각적 행복의 무지와 허구에 대
             한 이해’[苦觀]와 ‘변함·무본질·무실체·관계·조건 인과적 발생에 대한

             이해’(무상관無常觀·무아관無我觀·공관空觀·연기관緣起觀)를 수립하여 내면화

             시킴으로써, ‘차이 현상의 사실 그대로[如實相, 眞如相]’를 이해하여 ‘사실 그
             대로의 이해로 인한 개인과 세상의 이로움’을 누리려는 것에 초점을 두는
             수행>이다. 그리고 마음수행은, <‘변화·관계의 차이 현상’과 접속을 유지

             한 채, ‘재인지 사유로서의 마음 작용’에 의거하여 ‘차이 현상들에 대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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