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P. 38
존의 느낌·이해·인식·경험을 붙들지 않는 마음 국면’을 열어, ‘기존의
느낌·이해·인식·경험 계열에서 빠져나오는 마음 국면’에서 ‘사실 그대
로에 부합하는 느낌·이해·인식·경험’으로 바꾸고 내면화시켜, ‘사실 그
대로에 부합하는 느낌·이해·인식·경험’에서 발생하는 개인과 세상의
이로움을 누리려는 것에 초점을 두는 수행>이다.
이해는 ‘재인지 사유의 창발적 구성력’에 의해 바뀐다. 그리고 ‘재인지 사
유의 창발적 구성력’을 촉발하는 것은 ‘이해’이다. 이해와 재인지 사유의 이
러한 상호 작용은 ‘이해 사유’와 ‘재인지 사유’가 맺고 있는 ‘별개의 것은 아
니지만 같은 것도 아닌 관계[不二而不一]’ 때문이다. 붓다는 ‘잘못된 이해’를
‘사실 그대로에 부합하는 이해’로 바꾸는 데 필요한 재인지 사유의 역할을
주목하여 그의 법설에 반영하고 있다. 육근수호 및 정념수행의 알아차림
[正知, sampajānāti]이 설하는 ‘붙들지 않아 거리를 확보하는 마음 국면’ ‘기
존의 이해 계열에서 빠져나오는 마음 국면’이 그것이다. 이 정지正知의 마
음 국면은 ‘괄호 치듯 대상화시켜 놓고 재검토할 수 있는 좌표로 끊임없이
미끄러지듯 옮겨가는 재인지 사유의 작동 양상’이다. 이해수행은 마음수행
과 함께해야 ‘사실 그대로에 부합하는 이해’를 향해 머물지 않고 나아갈 수
있고, 마음수행은 이해수행과 함께해야 그 창발적 구성력이 ‘사실 그대로
에 부합하는 이해’라는 구체적 내용으로 구현된다. 이해수행과 마음수행의
‘분리될 수 없는 상호 의존’은 양자의 융합이 고도화되는 단계에서 ‘상호 관
계의 정점’에 이른다.
이해수행과 마음수행 그리고 지눌과 성철
지눌은 화엄적 해오解悟가 돈오와 통한다고 보고 이에 의거하여 돈오점
36